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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위로가 필요한 오늘

우리동네, 5월의 공릉동.




오늘은 넋두리가 필요한 날이었다. 아니 위로가 필요했다.
허나 이런 내 마음을 그 누구에게도 표현할 순 없었다. 나의 슬픔이나 약점이 상대에게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겉으로는 별일 없기에 주변인들의 넋두리를 들어주었다.
일이 많아 마음이 매우 분주했는데, 분명 그들도 내 위로가 필요할 거야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내가 지킬 건 그들의 넋두리를 무기 삼아 언젠가라도 공격하지 않을 것.
내가 일을 잠시 멈추고 들어준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었으면 했다.
비록 일은 다 못 끝냈지만 언젠가 야근을 하게 되더라도.

그리고 퇴근 즈음 속상한 마음에 멀리 슬로바키아에 있는 사촌동생에게 연락을 했다. 나를 잘 이해해주어 얼마나 고맙던지.
나는 오히려 이 친구한테 마음의 짐이 있는데, 이 친구는 나를 보듬는다. 고마운 녀석. 참 잘 컸어.

오늘의 말씀도 위로가 되었다.
막 3:1~6을 본문으로 해서 손 마른 자를 만나신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더 나아가서는 손이 마른 자와 마음이 메마른 자에 관한 내용이었다.
영적인 감수성이 없는 자, 그래서 마음이 울리지 않는 사람은 죄에 대해서 무감각하게 한다는 말이 공감되었다.
마음을 헤아리는건 철저히 공감에서 나오는 거니까.
하나님의 백성은 민감한 감수성을 소유해서 이웃의 필요를 잘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나도 내 이웃을 잘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지.
그리고 죄에 대해 무뎌지지 말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잘 판단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요즘 늦게 잤더니 많이 피곤하다. 마음도 많이 피로하다.
세상은 피곤함 투성이다. 요즘따라 고향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자꾸 생긴다.
서울살이가 피곤한건지 나이가 들면 다 고달픈건지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다.


14, July, 2020
S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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