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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상

생각이 나서

 

 

 

 

 

19, Nov, 2012

황경신 :: 생각이 나서

 

 

 

 

 

 

 

 

 


014 나는 내 생각만 했다


그날 그때 그곳이 너무 시끄러워서 나는 당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못했다.
그날 그때 그곳에서의 내 마음이 너무 어지러워서 나는 나의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나는 당신의 조용한 한숨을 알지 못했고 당신의 신중한 행간을 읽지 못했고 당신의 초조한 손짓을 보지 못했다.
나는 나의 부질없는 망설임을 전하지 못했고 나의 근거 없는 불안을 감추지 못했고 나의 간절한 마음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 시간이 다시 올 거라고 믿었다.
그렇게 마주 앉아 서로의 진심을 꺼내 서로의 손에 쥐어줄 수 있는 날이 곧 오리라고 생각했다.
오해가 눈처럼 소리 없이 쌓이고, 몇번의 계절이 바뀌도록 마음은 녹지 않았다.
긴 시간이 흐른후, 내 마음이 닿지 않는 곳에 있었던 당신의 감추어진 마음이 얼마나 캄캄했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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