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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 살면서 꼭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스치고라도 싶은 만남 말이다. 그들을 아직도 만나지 못했다는 게 애석한 마음이지만, 시린 계절이 오면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더 궁금하다. 요즘 같이 SNS가 발달한 시대에 안부조차 모르고 산다는 게 참 말도 안 되는 모순처럼 여겨지는데 어쩌면 그래서 더더욱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것이 편해졌지만 그만큼 가벼워졌으니까 말이다. 답장을 기다리던 애타는 마음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한 카톡이 알 수나 있을까. 편리함을 누리고 있는 나조차도 무뎌진 감정들이 참 다양하게 많다. 어쨌든 스무 살 이후로 만난 사람들은 싫든 좋든 만나야 할 일들이 종종 생긴다. 그래서 안부 전하기가 어렵지 않은데 내가 어렸을 때 만났던 사람들은 상황이 다르다. 어떻게 지내는지 알.. 더보기
만냥금 죽은 줄 알았던 화분에서 새싹이 움 돋아 벅찬 감격을 주었던 초 6학년의 봄을 나는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 유년기를 눈 닿는 모든 곳이 푸르렀던 시골에서 자랐기에 새싹이 돋아나는 것은 흔한 풍경이었던 고로 감흥이 없었다. 그래서 식물에 대한 애착이 없었는데, 5학년 때 교실 환경 꾸미기의 목적으로 모두 가져와야 했던 화분도 내가 스스로 가꿔야 한다는 책임의식이 없어서 내버려 두었었고, 결국 앙상한 모습으로 변했었다. 내 화분을 포함한 우리 교실의 거의 모든 화분은 폐기 대상이었다. 그 누구도 뭐라고 하진 않았지만, 그때 그게 나에겐 좀 충격이어서 달력에 점검해가며 물을 주기 시작했다. 사실 엄마한테 혼날 것 같은 기분도 있었다. 분명 엄만 꽃이 예쁘게 핀 모습으로 주셨는데 나는 그걸 앙상하게 만들었으니.. 더보기
11월 5일 일요일 지난 주말 북악산에 또 다녀왔다. 등산장비가 미흡한 나에게 딱 맞는 곳이랄까. 사놓고서 계속 잊는 등산스틱은 왜 자꾸 집을 떠났을 때만 생각나는진 모르겠고 다른 산엔 등산객 많은데 여긴사람이 적게 느껴져서 그것도 나름 묘미인가 싶다. 여튼간 북악산은 나름 좋다. 집에서 감이랑 김밥 싸서 갔는데 하필 현미만 많을 때라 현미김밥을 싸갔다. 아침부터 요란하게 만든 유부조림은 김밥 쌀 때 깜빡하고 못 넣었다. 데치고 간 내느라 정성을 다했는데! 김밥재료가 남아 할 수 없이 다음 주에 또 등산을 가기로 했다 ㅋㅋ 요즘 내가 깻잎과 오이고추에 빠져있다고 했는데, 김밥도 깻잎과 오이고추 배갈라서 길죽길죽하게 많이 넣었다. Tinkerbell이 김밥에 넣은 단무지 안 좋아해서 단무지를 안 샀더니 간이 안 맞는 느낌이었.. 더보기
꽁치굽기 시장에서 꽁치를 샀다. 3천원에 5마리. 그리고 아끼던 광파오븐을 꺼냈다. 바삭하게 굽고 싶었으니까 종이호일 깔고 230도로 굽기 시작. 종이호일을 깔지 않았다면 기름 닦느라 고생했을텐데 덕분에 생선 굽고 치울 때도 꽤 편리했다. 그리고 생선비린내 없애는 내 벙법은 간장 끓여서 붓기. 식기 전에 간장을 부어두면 열이 있기에 끓이지 않아도 되서 제일 좋다만 그냥 한 번 더 끓여주는게 마음이 살짝 더 놓임. 제주에서 산 한라봉초. 분명 사용하려고 산건데 사용할 땐 아까워서 아끼고 싶어지는 소유욕.. 오이고추 다져서 올려먹으면 식감도 살고 맛도 살고 좋음. 요즘 나는 깻잎+오이고추에 빠져서 뭐든 쌈 싸먹는데 생선 조합도 제법 맛나다. 아무튼 오랜만에 생선굽기 끝 26, Oct, 2017 Sseon 더보기
어제오늘 날씨가 꽤 흐리다. 어제오늘 날씨가 꽤 흐리다. 어젠 미세먼지 가득한 날처럼 흐렸고, 오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한 모습으로 흐리다. 오늘은 그렇게 겨울이 도래한 것 같은 일몰의 모양으로 흐리다. 요즘 내 마음도 흐리다. 우선, 배우 김주혁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생을 달리하면서 일면식도 없는 그의 죽음으로 마음이 헛헛하다. 그 헛헛함이 가을의 쓸쓸한 바람처럼 한 가닥 서늘하게 밀려왔다. 동요되고 습득된 감정일까 생각해보았는데 그건 아닌듯하다. 한 순간 사라져버린 그의 모습을 보면서 모든 게 허망하다. 적당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열심히 살면 피곤하고, 적당히 살면 의욕없고 안주하는 삶이라 여겨지는 생각의 사이에서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할까. 서른이 되고 달라진 건 없지만, 삶에 대해서 무언가 더 막중한 부담이 끊임없이 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