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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평범한 하루의 퇴근길

 

 

4, Sep, 2018.

 

2019 SVBS DVD 촬영 세트 제작을 위해 오랜만에 학교엘 갔다.

학창시절이 고스런히 묻어있는 곳인데도 사람부터 건물까지 새로워진 모든 것이 낯설다.

아무튼 여전히 공릉에 살아서 그런지 학교는 출장 이외엔 오고싶지가 않다.

그래도 그리운 내 모교, 삼육대. 언제나 그리운 내 삼육동.

 

항상 예뻤던 모교의 하늘은 여전히 그러했다.

시간되면 신학관 가야지 했는데 신학관도 오얏봉도 못갔다.

언제나 바쁘게 흘러가는 외근같으니라고..

다음에 시간을 내보겠다고 또 다짐한다.

 

졸업 후 매년마다 되풀이하는 다짐을 뒤로한 채 늦게 퇴근을 했다.

신학관 방문보다 당장의 퇴근이 더 버거웠던 하루였으니까.

그래서의 이유로도 대부분 사무실 출근이 좋고, 외근은 늘 버겁다.

 

여하튼 집에 가기도 바쁜데 해지는 하늘이 예뻐보여서 화랑대에서 내렸다.

 

콧노래가 절로 나왔지만 산책 나온 주민들이 많으니까 흥을 발산하지 않는다.

고향이었다면 분명 노래를 부르며 걸어갔을텐데 ㅋㅋ..ㅋㅋㅋ

철둑가에 성의 없이 자란 풀들을 보며 좁은 땅에서도 살겠다는 생명의 의지가 대단하다고 느꼈다다. 그래서 잡초인가.

예쁘게 자라있는 너희들의 이름을 모르니 그저 잡초. 잡초로 폄하해버리는게 미안한 일이다.

 

예전에는 철둑따라 쭉 걸으면 우리집이 나왔는데 이사간 후로 이 길은 사치다. 너무 돌아가!

그치만 배고파도 퇴근이 늦어도 이 길로 걷고 싶었다.

아스팔트만 걷다가 풀들과 걸으니 하루가 정돈 되는 느낌.

그렇다. 자연을 가까이.

 

 

꽃 이름을 모르겠으나 문득 덥다는 이유로 여름 풍경을 하나도 못 보고 지나간게 아쉬웠다.

여름 꽃은 무엇이었는지, 무더위 속에서 자연은 얼마나 푸르렀을지.

 

이 생각이 드니 가을이다. 많이 늦었다.

폭염에 힘들어하던 여름이 무색해질 정도로 괜히 아쉽게시리.

 

평범한 하루의 퇴근길.

 

 

 

4, Sep,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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