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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

 

 

 면서 꼭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스치고라도 싶은 만남 말이다.

 그들을 아직도 만나지 못했다는 게 애석한 마음이지만, 시린 계절이 오면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더 궁금하다. 요즘 같이 SNS가 발달한 시대에 안부조차 모르고 산다는 게 참 말도 안 되는 모순처럼 여겨지는데 어쩌면 그래서 더더욱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것이 편해졌지만 그만큼 가벼워졌으니까 말이다. 답장을 기다리던 애타는 마음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한 카톡이 알 수나 있을까. 편리함을 누리고 있는 나조차도 무뎌진 감정들이 참 다양하게 많다. 어쨌든 스무 살 이후로 만난 사람들은 싫든 좋든 만나야 할 일들이 종종 생긴다. 그래서 안부 전하기가 어렵지 않은데 내가 어렸을 때 만났던 사람들은 상황이 다르다. 어떻게 지내는지 알 방법이 없다.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잘 지내냐는 안부를 전하고 싶은데 오가며 들리는 소식이 아니니 전할 방법이 없다. 그리고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늘 생각한다.

 재능도 많고 웃는 게 맑았던 언니였는데, 꽤 친한 사인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가 동경했다. 내가 고등학생이 되면 저런 모습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내가 그 나이가 되었을 때 난 여전히 나였다. 내가 어여삐 보았던 그 모습은 그냥 예쁜 마음씨였다. 그래서 지금도 배울 게 많을 모습일 텐데, 어떻게 지내는지 도통 알 길이 없어 궁금하다.

 좋든 싫든 예전 기억들이 자꾸 떠오르지 않는다. 오랜 시간 잊고 살아서겠지. 갑자기 기억하려니 한 번도 꺼내지 않았던 기억이라 한계치에 다다른 듯하다. 이렇게 알게 모르게 소멸하는 기억들이 꽤 많을 거다. 그래서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사이는 특별하다. 내가 잊었던 내용을 타인에 의해 기억하게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다만 그냥 각자의 자리에서 잘 지내길 바란다. 언젠가 손닿게 되면 그땐 반갑게 맞이할 수 있을까 하면서. 한동안 못 보았던 지금 이 시간이 계속될 수도 있다. 내가 기대하는 여전한 모습이 아닐 수 있다. 그렇지만 분명 내가 어여삐 보았던 모습 그대로 충분히 빛날 것 같다.

 

 

27, Nov, 2017

S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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